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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의 시대: 제국과 커뮤니케이션을 넘어(미학적 관점) 1인 미디어의 시대: 제국과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와 연결됩니다.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해롤드 이니스의 “제국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매체가 단순한 정보 수단이 아니라, 시간·공간·권력을 조직하는 도구임을 밝혔다.이니스는 매체를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시간 지향 미디어(time-biased media)점토판·필사본처럼 오랜 시간 보존되지만 확산은 어렵습니다.전통·종교·왕권과 결합해 권위가 세대를 넘어 지속됩니다.공간 지향 미디어(space-biased media)종이·인쇄술·전신·라디오처럼 빠르게 확산되지만 내구성은 약합니다.중앙집권적 통치 수단이 되어 제국의 영토 확장에 기여합니다.이 두 매체의 균형이 무너지면 사회는과거 전통에 ..
미디어 아트 : 주거 공간에서 예술작품의 아우라는 회복할 수 있을까? 아우라의 물질적 한계를 넘어(feat.발터벤야민의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진중권의 미디어이론) 플라톤의 동굴 비유는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경고를 남겼습니다. 벽에 비친 그림자를 현실이라고 믿던 사람들에게, 진짜 세계는 빛 너머에 있음을 일깨워 주었죠. 하지만 20세기 중반에 발터 벤야민이 제시한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그 동굴 비유를 또 다른 차원으로 확장합니다. 벤야민은 기계적 복제 기술이 예술작품 고유의 “아우라(aura)”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분석했습니다. 첫째, 벤야민에게 아우라는 원본작품이 지닌 유일무이성과 현존감입니다. 예술작품이 한 공간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그 자리가 곧 작품의 권위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사진과 영화 같은 기계복제가 등장하면서, 원본은 더 이상..
증강현실이 실제현실을 지워버리지 못하게 할 실천적 미학방식(feat.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은 동굴 속 사람들에게 벽에 비친 그림자만이 현실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들은 불빛 너머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화면 위에 겹쳐진 증강현실(AR)에 매혹되어, 종종 현실 세계가 오히려 그림자로 밀려나는 경험을 합니다. AR 내비게이션의 화살표가 실제 차선과 신호등을 가리고, AR 광고가 도시의 건축미를 뒤덮으며, AR 앱이 우리의 표정과 위치 정보를 끊임없이 수집하는 현실은, 기술이 만들어낸 또 다른 그림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첫째, AR 기기의 오랜 사용은 눈과 뇌에 과도한 피로를 안겨 줍니다. 가벼운 조준만으로도 화면에는 길 안내와 정보가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 풍경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우리는 디지털 레이어가 만든 허상 속을 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미학적 분석 1. 서론 – 현실과 가상의 미학적 경계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이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기술입니다.가상현실은 머리에 쓰는 헤드셋 하나로 완전한 디지털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다시 말해, 눈과 귀가 모두 가상공간에 잠식됩니다.증강현실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실제 공간 위에 디지털 정보를 겹쳐 놓습니다. 즉, 현실 위에 가상의 레이어가 겹쳐집니다.이 두 기술은 단순히 새로운 장난감이 아닙니다. 나의 감각 구조 자체를 다시 쓰는 미디어 아트의 매체입니다.빛과 소리, 공간과 몸, 정체성과 감정이 서로 얽히며 완전히 새로운 예술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이 글에서는 VR과 AR이 어떻게 ‘현실성’을 재정의하고, 우리에게 미학적 감동..
디오게네스 입장에서 본 인공지능 예술이 제기하는 창작자 정체성의 미학적 문제 1. 디오게네스적 회의의 시작오늘날 인공지능(AI) 예술은 “누가 진정한 창작자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이 컴퓨터 연산으로 생성되고, 작가의 의도 대신 알고리즘의 패턴이 지배하는 이때, 우리는 창작자 정체성의 의미를 재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고대 그리스의 디오게네스(Diogenes of Sinope) 를 소환해 보겠습니다. 그는 진리와 정직을 극단으로 밀어붙인 ‘키니코스 학파(Cynicism)’의 철학자로, 누구나 스스로의 본성을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을 던졌습니다.디오게네스는 낮에 등불을 들고 “정직한 사람”을 찾았고, 제왕 앞에서도 “내 등불이 꺼진다”고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허위와 위선을 드러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AI 예술 시대..
AI가 창작한 예술의 정서적 공감 가능성 탐구 1. 서론 – 기계의 감정 표현과 공감의 확장오늘날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단을 넘어, 스스로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기계가 만든 작품이 인간에게만 공감의 울림을 전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AI가 창작한 예술품을 매개로 우리는 다양한 존재들과 어떤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가를 살펴보려 합니다. 인간과 AI 간의 공감뿐 아니라, AI와 AI, 인간 간, 동물 간, 심지어 식물과의 교감까지 공감의 범위를 무한히 확장하여 탐구해 보겠습니다. 2. 본론 – AI 예술을 매개로 한 공감의 다층적 탐구2.1 인간에게 전해지는 기계의 감정AI가 생성한 시·회화·음악 작품을 인간 감상자에게 제시했을 때, 우리는 심리적·신체적 반응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심리적 반응..
알고리즘 예술과 미적 평가 기준의 변화 1. 알고리즘 예술을 둘러싼 대립적 시선알고리즘 예술(Algorithmic Art)은 데이터와 코드가 예술 창작의 핵심 매체로 등장하면서, 전통적 예술관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때 두 가지 상반된 관점이 팽팽히 맞섭니다.비판적 회의론(Critical Skepticism)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W. Adorno)의 문화산업 비판처럼, 일부 이론가는 “코드에 의존한 예술은 진정한 자율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에게 알고리즘 예술은 기계적 복제의 연장선에 불과하며, 작가의 주관적 의도와 필연적 긴장을 결여했다고 봅니다.혁신적 수용론(Innovative Embrace)반면 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 등 디지털 미학 이론가는 “알고리즘은 새로운 매체로서 고유한 미학을 생성”한다고 ..
AI 창작물과 예술성: 창의성과 독창성 개념의 재구성 1. 인간적 창의성에서 AI적 창의성으로인간의 예술사는 영감·직관·감정이라는 내면의 불꽃을 외부 세계에 투사해 온 과정이었습니다. 작가는 종이 위에 붓을 놀리고, 악보 위에 음표를 찍으며, 언어와 형상을 결합해 독창적인 세계를 펼쳐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AI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창작의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고, 인간의 언어와 이미지 언어를 결합해 스스로 작품을 제안합니다.그뿐만 아니라, 이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흉내가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 개념 자체를 재구성합니다. 특히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게임(language games) 이론을 차용하면, AI가 생산하는 텍스트·이미지·음악도 “사용되는 맥락” 속에서만 의미와 가치를 갖는 일종의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