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학

1인 미디어의 시대: 제국과 커뮤니케이션을 넘어(미학적 관점)

 

1인 미디어의 시대: 제국과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와 연결됩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해롤드 이니스의 “제국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매체가 단순한 정보 수단이 아니라, 시간·공간·권력을 조직하는 도구임을 밝혔다.
이니스는 매체를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 시간 지향 미디어(time-biased media)
    • 점토판·필사본처럼 오랜 시간 보존되지만 확산은 어렵습니다.
    • 전통·종교·왕권과 결합해 권위가 세대를 넘어 지속됩니다.
  • 공간 지향 미디어(space-biased media)
    • 종이·인쇄술·전신·라디오처럼 빠르게 확산되지만 내구성은 약합니다.
    • 중앙집권적 통치 수단이 되어 제국의 영토 확장에 기여합니다.

이 두 매체의 균형이 무너지면 사회는

  • 과거 전통에 매몰되어 쇠퇴하거나
  • 중앙집권적 통제에 갇혀 경직되기도 합니다.

현대의 인터넷·SNS는 극단적 공간 지향 미디어입니다.
정보가 실시간·무제한으로 퍼지면서 중앙 권력은 약화되었지만
가짜뉴스·정보 과잉이라는 새로운 병리도 나타났습니다.
페이스북·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독점적 모노폴리를 형성하는 한편
개인·커뮤니티 단위의 분산적 소통을 가능케 하는
이니스의 디애킬레이션(decay or dispersion) 현상을 동시에 보여 줍니다.

진중권 교수는 이니스 이론을 디지털 미디어 아트에 적용해
“탈물질화된 아우라(aura)”를 재창조하는 하이브리드 미디어를 제안했습니다.
가상 전시·메타버스·AR 홀로그램 등은
시간 지향성과 공간 지향성을 동시에 구현합니다.

 

1인 미디어의 시대: 제국과 커뮤니케이션을 넘어(미학적 관점)

1. 미디어 권력의 분산과 1인 창작자의 부상

과거 제국은 국가·교회·자본이라는 거대 주체가
전신·신문·텔레비전 등 미디어를 독점하며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모바일 SNS가 등장하자
정보 모노폴리는 급속히 해체되었고
이니스가 말한 디애킬레이션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방송국이자 신문사가 됩니다.

1인 미디어 창작자는

  • 자신만의 주제와 스타일로 영상을 찍고,
  • 텍스트를 쓰고,
  • 음성 메시지를 나눕니다.

그들은 전통 매체에게 빼앗겼던 ‘권력의 붓질’을
스스로 손에 쥐고 지형을 그려 갑니다.
결과적으로

  • 정보 소비자는 곧 생산자가 되었고,
  • 무거운 카메라는 가벼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었으며,
  • 방송국은 개인의 거실과 주방으로 내려왔습니다.

2. 개인화된 콘텐츠와 시간 지향성의 회복

벤야민이 기계복제시대에서 긍정적으로 본 것은
예술이 대중 속으로 내려왔다는 점입니다.
‘아우라(aura)’는 복제 기술로 약화되었지만
동시에 예술은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았습니다.

1인 미디어는

  • V로그·라이브 방송·팟캐스트·블로그 등으로
  • 매일·매시간·매순간 자신만의 경험을 기록합니다.

이 콘텐츠는 복제물이 아닌
창작자의 진정한 삶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아우라를 만들어 냅니다.
시간 지향 미디어로서

  • 개인의 목소리는 곧 역사이며,
  • 진솔한 경험은 복제할 수 없는 유일성을 지닙니다.

시대를 넘어 전해진 필사본과 달리,
오늘의 V로그는 인터넷 시대의 필사본이자 점토판입니다.
디지털이라는 공간 지향성을 품었지만
개인의 지속적 기록은 시간 지향적 현존감을 회복합니다.


3. 참여와 소통이 만드는 공동체 아우라

1인 미디어는 단방향적 전파가 아닙니다.

  • 댓글·좋아요·구독자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오가며,
  • 창작자와 시청자가 함께 콘텐츠를 다듬고 완성합니다.

이 과정은 이니스가 말한 공간 지향성과 시간 지향성의
하이브리드한 결합입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공간 위에서
개인이 시간의 흐름 속에 목소리를 낼 때
우리는 ‘공동체적 아우라’를 경험합니다.

실제로

  • 인디 뮤지션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팬들과 교감하고,
  • 독립출판 작가가 온라인 펀딩으로 책을 찍고,
  • 시민들이 유튜브로 시국 토론회를 열며

전통 매체가 담아내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모여
새로운 커뮤니티 예술이 태어납니다.


4. 디지털 생태계 속 1인 미디어의 책임과 미학(미학적 실천)

정보 과잉과 허위 정보의 위험은 여전합니다.
그러나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춘 1인 창작자는
이 위험을 오히려 미학적 실천의 자리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 투명성: 출처와 의도를 밝히고, 오류를 정정하는 태도
  • 상호성: 피드백을 수용하며 공동 창작을 지향
  • 윤리성: 개인정보·저작권·명예를 존중

벤야민이 복제 기술이 대중화의 가치를 지녔다고 본 것처럼
우리는 1인 미디어가 공유·협업·비판의 장이 되도록
스스로 규범을 세우고 미학적 기준을 제시해야 합니다.
진중권 교수가 말한 “디지털 아우라의 탈물질화”는
단지 기술적 개념이 아니라
“경험적 예술”의 가치 부상을 의미합니다.


5. 긍정적 결론: 나와 우리 모두의 미디어 제국 건설(미학의 관점)

1인 미디어 시대는
누구나 제국의 설계자가 되고,
누구나 큐레이터가 되며,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거대 권력이 독점하던 미디어 제국에
수동적 종속자로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 각자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새로운 미디어 제국의 주춧돌입니다.

이니스가 말한 “미디어는 권력의 붓”이라면,
오늘 우리는 그 붓을 나눠 쥐고
디지털 지도를 다시 그려 나갑니다.
벤야민의 대중화, 이니스의 분산화,
그리고 진중권의 아우라 재창조는
1인 미디어 세대가 누릴 미디어 민주주의의 원천입니다.

“이제 나와 우리가 함께 그리는 디지털 제국
그 순간의 기록과 공감이
바로 우리의 미디어이고, 우리의 역사다.”

디지털 미학 아카이브는 이 새로운 공동체를 기록하며,
1인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미학과 윤리를 응원합니다.